<장로가 해서는 안 될 일>
교회 안에는 있어서 필요한 사람이 있고, 있으나 마나 한 사람도 있고, 있어서는 아니 될 사람이 있는데, 있어서 아니 될 사람이 장로라면 그와 같은 장로가 있는 교회는 매우 불행한 교회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.
필자가 장로장립(1986.5.28)받고 난 후 선친(故 엄영환 장로, 1914~1993)이 필자를 불러 조용히 말씀하시기를, "내가 노회와 총회의 부름을 받고 전국을 다니면서 교회의 분쟁을 보고 재판을 많이 하였는데, 80% 이상은 목사의 잘못"이더라고 하셨다. 하지만 그런 경우도 목사가 설교를 잘하지 못해서라기보다는 대개 행정에 미숙하여 문제가 생기고 배척을 받는 경우가 훨씬 많더라고 하셨다. 이어서 하시는 말이 "너는 절대로 담임목사를 배척해서는 안 된다"라고 하셨다.
그래서 그렇게 하겠다고 약속을 했고, 그 약속은 지금까지 지켜 왔고, 앞으로도 지켜 나갈 것이다. 목회자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하여 장로가 인위적으로 위임목사를 사임케 하는 일은 삼가야 할 것이다. 이런 문제에 부딪힐 때 누구보다도 장로는 기도를 많이 해야 한다. 하나님께 마음을 다해 기도하고 하나님께 맡겨야 한다. 흔히들 목회자가 교회를 사임하는 많은 경우가 ① 교회를 개척하고 위임식을 한 후 ② 교회당을 건축하고 헌당을 한 후 ③ 7계 사건이라고 선배들은 말씀하셨다. 선친의 경험담과 필자의 경험으로 볼 때 위임목사의 사임은 ① 자신이 사임하는 경우, ② 상회의 처분으로 사임하는 경우, 또는 하나님께서 행하시는 경우라고 생각한다.
중소형 교회에서는 담임목사님이 가끔 자리를 비우는 경우가 있고 이럴 때 장로가 새벽 기도나 다른 예배를 인도할 수 있다. 그런데 혹 장로 중에 담임목사가 하는 대로 윗 강단 뒤의 방석에 무릎을 꿇고 앉아 준비 기도를 하다가 윗 강단에서 새벽기도를 인도한 후 또 다시 그 윗 강단 방석에 앉아서 기도를 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. 장로는 평신도석에서 준비 기도를 하다가 새벽기도를 인도한 후에는 평신도 석에 내려와서 기도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.
정말로 교회의 중한 직책을 맡은 자가 경계하고 조심해야 할 일이 7, 8계명의 저촉이다. 필자가 어느 날 한국교회에서 원로목사님으로 존경받는 분과 식사를 하는 자리에서 도대체 이해가 가지 않는 것이 하나 있다고 하며 "어떻게 목사가 7계명을 범하는 일이 있을 수 있느냐"고 물었다. 그 목사님 말씀이 "엄 장로가 몰라서 하는 말"이라시면서, 교인들을 심방할라 치면 여자들이 꼬리를 치고 접근하는 경우가 많다고 하셨다. 목회자나 장로들이 특히 조심해야 할 일이다.
필자는 만약 외부에서 여자를 만날 일이 있을 시 사전에 아내에게 오늘 내가 무슨 일로 누구를 만날 예정이라고 신고한다.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 살 때 한번은 논현역 사거리에서 잘 아는 여자를 만나 반갑게 인사를 하고 잠깐 환담을 한 일이 있었다. 귀가 후 바로 아내에게 오늘 내가 길에서 누구를 만나서 대화를 한 일이 있었다고 사후 신고를 하였다. 그런데 그다음 주일에 교인 중 한 분이 제 아내에게 엄 장로가 길거리에서 여자를 만나 반갑게 인사를 하고 대화를 하는 것을 보았다고 하였다. 그래 제 아내가 남편이 길에서 누구를 만나 인사를 나누었다고 신고를 하였다고 하였다. 중책을 맡은 자로서 여자 관계는 조심하고 또 조심해야 할 일이다.
여자 문제 못지않게 돈 문제도 많은 중책을 맡은 자를 망하게 하였다. 장로는 돈에 대해 매사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. 교회의 재정은 돈에 욕심이 없고 하나님의 돈을 무서워할 줄 아는 신앙이 투철하고 셈이 정확한 사람을 골라서 맡겨야 한다. 하나님의 돈을 탐내지 말고 오히려 교회 재정을 자신이 책임지고 담당하는 기둥이 되어야 한다.
성경에도 보면 가룟 유다, 발람, 아간 등 하나님께 마땅히 드려야 할 돈에 손을 댄 사람들은 인생을 허망한 죽음으로 마쳤다. 실제로 필자는 교회 재정을 도둑질하거나 사적인 용도로 유용하는 등 하나님께 마땅히 드려진 돈에 손을 대었던 사람들이 망하거나, 자손들이 죽고 이혼하는 경우를 심심치 않게 보았다. 또한 다단계 등으로 성도들에게 손해를 입히는 일도 지양해야 한다.